지난 11월, 한국 창작 뮤지컬 <사랑의 불시착>의 일본 라이센스 공연에 산하 캐스팅 소식이 떴다.
한국 뮤지컬을 일본에서...? 한국 배우가 나오고, 모든 넘버 한국어에, 주연 윤산하...? (중요)
한때 뮤지컬에 푹 빠져있었지만 이젠 부득이 묻어둔 취미였는데 너무나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사불착은 일본에서 워낙 히트작이기도 해서 줄거리는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었지만
한국에서 뮤지컬화 된 것까지는 몰랐고 후기를 찾아봤더니 호불호가 갈린 편이었다.
16부작이나 되는 드라마 스토리를 3시간짜리 뮤지컬 러닝타임 안에 넣으려 하니
전개가 빠르고 원작을 안본 상태로 보면 이해가 어렵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미리 원작을 봐둬야 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원체 로맨스 장르를 즐겨보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리정혁이라는 캐릭터를 온전히 산하를 통해 만나고 싶어 백지 상태로 관극하기로 했다.
대신 가벼운 예습 차원에서 프레스콜 영상만 몇 번 눈에 담아뒀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긴 하더라.
이후 (가독성 심히 떨어지는) 캐스팅 스케줄이 떴고 산하 출연 회차는 본래 15회였지만
중간에 더블 캐스트인 타 배우의 스케줄 변동으로 1회가 추가되면서 총 16회가 되었다.
공연기간이 한달 뿐인 데다 일본에서 한국 뮤지컬을 접할 기회도 생소하니 올공을 마음 먹었다.
수용인원 1,100석 규모의 소극장이라 망원경만 챙기면 어느 자리든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날짜 | 시간 | 리정혁 役 | 윤세리 役 | 구승준 役 | 서단 役 | 비고 |
2/8 (목) | 18: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 커튼콜 데이 |
2/10 (토) | 12: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지수연 | 📸 커튼콜 데이 |
2/11 (일) | 12:00 | 윤산하 | 김려원 | 진진 | 정연 | 📸 커튼콜 데이 |
2/11 (일) | 17: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 커튼콜 데이 |
2/13 (화) | 13: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지수연 | 📸 커튼콜 데이 |
2/14 (수) | 13: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지수연 | 📸 커튼콜 데이 |
2/16 (금) | 13:00 | 윤산하 | 린지 | 상연 | 지수연 | |
2/17 (토) | 12: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
2/17 (토) | 17: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2/18 (일) | 12: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 증정 이벤트 * |
2/18 (일) | 17:00 | 윤산하 | 김려원 | 상연 | 정연 | 🎁 증정 이벤트 * |
2/23 (금) | 13:00 | 윤산하 | 린지 | 상연 | 정연 | |
2/24 (토) | 12: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정연 | |
2/25 (일) | 12: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지수연 | |
2/25 (일) | 17: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지수연 | |
2/28 (수) | 13:00 | 윤산하 | 린지 | 진진 | 지수연 |
* 단체싸인 포스터 : 관람객 중 10명 추첨 / 개인싸인 포스터 : 엠디 구매자 중 50명 추첨
◼︎ R석 : 1층 A~J열 ¥19,000 ◼︎ SS석 : 1층 K~P열 / 2층 A~B열 ¥17,000 ◼︎ 시야제한석 : 1~2층 좌우 ¥17,000
◼︎ S석 : 1층 Q~S열 / 2층 C~G열 ¥14,000 ◼︎ A석 : 2층 I~L열 ¥10,000 (※) 수수료 미포함
일본에서 뮤지컬 관극 자체가 처음이라, 맨땅에 헤딩해가며 얻은 티켓팅 정보를 적어둔다.
우선 티켓 시스템이 추첨제인 건 콘서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전석 동일가격인 콘서트와는 달리 뮤지컬은 좌석 등급별 가격이 나뉘어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첨제라니 도대체 어떻게 응모하느냐, 가 최대 의문일 것이다.
정말이지 각종 예매처마다 규정이 다 달라서 ;;; 아주 애먹었다.
먼저 각 배우 팬클럽에서 선행 추첨을 진행하는데 나는 일본 팬클럽에 가입해있지 않아서 패스하였다.
다음으로 뮤지컬 주최 측에서 선행 추첨을 진행하는데 내가 응모 전쟁에 참여한 건 이때부터다.
그 뒤에 티켓피아, 로손티켓, 이플러스 등 각종 예매처로 차례가 넘어가 선행 추첨을 1-2차씩이나 하고
최후 수단으로 일반 예매(=선착순)가 열리게 된다. 나열해놓고 보니 콘서트랑 비슷하긴 하네.
아무튼 직접 시행착오를 겪으며 얻은 큰 깨달음은, 언급했다시피 예매처마다 규정이 달라 정독은 필수다.
뮤지컬 주최 측 선행 추첨에서는 각 회차마다 원하는 좌석 등급별로 여러 지망의 응모가 가능했다.
무슨 말이냐면, 막공을 노린다면 R-SS-S-A석의 희망 순위를 매겨 전부 응모할 수 있다는 건데
나는 이 응모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한 회차에 한 좌석 등급만 응모하는 어리석은 짓을 했다.
산하가 출연하는 회차 중 '어느 날에 어느 자리로 넣을지' 이틀동안 머리 싸매고 분배해서 응모했다.
다양한 선택지를 둘 수 있는데 바보처럼 스스로 선택지를 좁혀 당첨 확률을 깎아먹었단 소리다.
그 결과 3분의 1만 당첨. 나머지는 각종 예매처를 통해 구해야 되는 추첨 지옥에 갇히게 되었다.
그렇다면 티켓피아, 로손티켓, 이플러스는 어떤가.
이들은 응모 시기와 발표 시기가 제각각 엇갈리면서도 겹칠 때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올공 뛰겠다고 여기저기 전 회차 응모했다가는 특정 회차에 중복 당첨의 리스크가 있다.
이제부터 세 예매처의 규정에 대해 나열해보겠다.
티켓피아는 경우의 수가 안된다. 1계정 1응모인데 회차와 좌석 등급에 선택 제한이 있다.
단 한 번의 응모 기회에 5지망까지 선택이 가능하지만 전부 회차도 좌석 등급도 달라야 한다.
내 나름 전략인 '어느 날에 어느 자리로 넣을지'의 분배 응모는 티켓피아에서나 해야 마땅했다.
주의할 점은 추첨 방식을 단수와 복수 중에 직접 고를 수 있는데 디폴트는 단수로 되어있다.
단수 추첨시 5지망 중 어느 1지망만 당첨되기 때문에 단발성 관람객에겐 적합할지 모르나
오타쿠는 회전문을 돌죠? 여러 회차를 노린다면 반드시 복수 추첨에 체크를 옮겨야 한다.
그래야지 극히 드물겠지만 5지망 중 5지망 전부 당첨될 가능성이라도 있는 거다.
그리고 별개로 사이트 내 티켓 분배(=아옮) 기능이 정식 제공된다는 메리트가 있다.
예) 1지망 막공 n석-2지망 세막 n석-3지망 첫공 n석-4지망 밤공 n석-5지망 낮공 n석
구관이 명관이라고, 로손티켓이 유일하게 주최 측 선행 추첨과 동일한 응모 방식이었다.
각 회차마다 좌석 등급별 응모가 가능해서 전 공연 4지망 꽉 채워 응모할 수 있었다.
아무 자리나 되란 식으로 원하는 공연에 R-SS-S-A석을 다 넣어볼 기회라도 있단 거다.
예) 1지망 막공 R석-2지망 막공 SS석-3지망 막공 S석-4지망 막공 A석 * 반복
수수료가 제일 드는 이플러스는 티켓피아와 로손티켓의 중간쯤 되려나.
응모시 3지망까지 선택 가능하지만 동일 회차는 좌석 등급을 두 번만 나눌 수 있다.
따라서 모 아니면 도로 각 회차마다 좌석 등급을 둘씩 추려 분배 응모해야 한다.
한 회차에 한 좌석 등급만 골라 심지어 5지망 내로 추려야 하는 티켓피아에 비하면
이플러스는 한 회차에 두 좌석 등급으로 여러 공연 응모할 수라도 있으니 양반이다.
예) 1지망 막공 R석-2지망 막공 SS석-3지망 첫공 R석 * 반복
복잡했던 선행 추첨이 끝나고 한국식 티켓팅과 비슷한 일반 예매(=선착순)가 열리면
로손티켓 사이트와 로손 편의점 기계인 로피를 통해 2가지 방법으로 구매가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주변에서 일반 예매에 성공한 지인들 사례를 보면 모두 로피 루트였기 때문에
오프라인이 확률적으로 유리한 지도 모르겠다. 물론 난 온라인으로 도전해 광탈하였다.
여기까지의 과정에서 내 명의로 구한 티켓은 10(/16)장.
이중에 2장은 같은 회차가 겹친 거라서 놓아줄 몫이니 사실상 8(/16)장.
또 이중에 1장은 수차례의 응모 과정에서 스크롤 실수로 타 배우 회차가 선택돼
결국 산하 회차만 추리면 총 7(/16)장. 구한 티켓보다 못구한 티켓이 더 많았다.
이쯤 되니 올공은 어렵겠다는 현실에 직면하고 마티네는 놓아주기로 했다.
근무시간 조절이 자유로운 편이라 평일 낮도 시간은 충분히 낼 수 있었지만
어차피 티켓 구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니 내게 유리한 휴일만 노리자 싶어서
남은 9회차 중 6회차만 양도받는 쪽으로 생각을 틀고 틈만 나면 서치 중이다.
그런데 갑자기 시야제한석(...!) 추가 오픈이 결정되었다.
일반과 마찬가지로 선착순, 극소량이라 여러 회차를 노릴 수도 없어
가장 구하기 어려운 막공만을 바라보며 도전했다.
하필이면 근래에 티켓 관련으로 신용카드 청구액이 급증한 상태였던지라
결제 과정에서 도용 의심에 걸려 몇 차례씩 본인 인증을 요구 당했다.
2분동안 해결하겠답시고 화면 붙들고 있느라 이미 티켓은 놓친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먼저 닫을 순 없기에 끝까지 진행했는데 웬걸, 결제 완료가 됐다.
아무래도 결제 수단 입력까지 넘어가면 일정시간 확보가 되는 건가 보다.
모든 난관을 뚫고 막공 티켓을 겟-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티켓팅 스트레스 속 짐과 같았던 막공 티켓을 손에 쥐니 한시름 놓이며
뭔들 못할 게 없다는 자신감이 붙었다. 남은 회차도 어떻게든 구해보자.